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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41년이 지났지만 항쟁에 참여했던 시민과 가족들은 여전히 그날의 아픔을 잊지 못하고 있는데요.
대물림된 고통 속에 살아가는 5·18 2세대들의 아픔을 취재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1980년에 태어난 이른바 ‘5·18 둥이’ 기태현 씨.
기 씨의 아버지는 갓난아기였던 기 씨를 두고 계엄군의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할아버지 손에서 컸던 기 씨는, 5.18로 아들을 잃은 할아버지의 원망과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하며 자랐습니다.
[기태현/5·18 2세대 : "5월달 되면 술을 많이 드시고 집에 와서 폭언도 하시고, 폭행도 하시고. 맞는 것보단 그런거 있잖아요. 애비 잡아먹은 놈이라고 그런 소리가 어렸을 때는 되게 슬펐죠."]
5·18 시민군 고 임성복 씨의 딸 임이랑 씨는 어린시절 대낮부터 술 심부름을 시키고 이유 없이 큰소리를 치던 아버지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아버지는 40년 동안 홀로 고통을 감내하다 2년 전에야 시민군으로 활동한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미술 심리치료를 전공한 임씨는 심리상담사로 일하며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임이랑/5·18 2세대 : "말 안 하고, 혼자 감당해야 된다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타인과의 의사소통에도 당연히 문제가 있으셨던 거죠. 타인이 첫 번째는 가족, 그 다음은 사회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5·18 피해자 2세대들은 가장이 5·18로 숨지거나 정신적·육체적 후유증을 겪으면서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거나, 폭언이나 폭력에 고통받아왔습니다.
빨갱이나 간첩 등 5·18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낙인으로 인한 상처도 컸습니다.
[김석웅/심리건강연구소 소장 : "국가폭력을 경험하셔서 고문이나 심한 폭행을 당하셨던 분들이 가정 내에서 아주 빈번하진 않지만, 일부에서는 가정 내에서 그런 폭력을 다시 또 재현하게 되는…."]
40년이 지난 지금도 대물림되고 있는 5·18의 아픔.
이를 치유하는 길은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멈추고, 진실을 철저히 규명하는 것뿐입니다.
http://news.v.daum.net/v/20211230215219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