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 출근·밤 11시 퇴근으로 ‘세븐 일레븐' 별명“한번은 고객이 유명 아이돌의 콘서트 티켓을 구해달라고 요청하셨어요. 어려웠지만 최대한 노력하다 보니 운이 좋게 티켓이 구해져서 고객과 특별한 사이가 됐습니다. 그 이후로 고객의 요청이 다소 무리하더라도 ‘노(No)’라고 대답하지 않고 되든 안되든 일단 ‘해보겠다’고 말씀드립니다.”코오롱모터스 강남전시장의 딜러 구승회 부장은 올해 BMW코리아로부터 특별 개인상인 ‘BMW 세일즈 레전드’를 받았다. 2002년 코오롱 모터스에 합류해 BMW 세일즈에 입문한 구 부장은 지난 5월까지 약 20년간 누적 판매대수 3000대를 기록했다. 연평균 약 150대다. BMW 딜러의 연평균 판매대수가 54대이고, 구 부장을 제외하면 누적으로 2000대를 판매한 딜러도 아직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 부장은 말 그대로 ‘전설’이다.구승회 부장은 고객의 어떤 부탁에도 '일단 해보겠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장련성 기자구 부장은 판매량이 가장 높은 ‘톱 10′을 선정하는 ‘BMW 프리미엄 세일즈’에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이름을 올렸고 10년 연속 프리미엄 세일즈에 선정된 공로로 BMW 딜러 사상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지금까지 구 부장이 올린 매출은 총 2000억원에 달한다.지금은 전설로 불리지만, 구 부장은 입사 후 첫 4개월간 차를 한 대도 팔지 못해 선배로부터 “영업에 자질이 없는 것 같다”는 말도 들었다. 영업사원으로 헤맬 당시 첫 아이가 생겼고 분윳값이라도 벌어야한다는 생각에 아침 7시에 가장 먼저 나오고 밤 11시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사원이 됐다. 고객의 기억에 남는 사원이 되기 위해 고객이 오면 마중을 나가거나 입장길을 청소기로 닦기도 했다. 그때 구 부장의 별명은 ‘세븐 일레븐(7시에 출근해서 11시에 퇴근한다는 말)’이 됐다. 그는 “지금도 내가 영업에 소질이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영업은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구 부장은 영업직을 “능력보다 관계가 힘인 직업”이라고 했다. 그는 “인연을 소중히 하는 사람, 관계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며 “한번씩 신입사원의 결혼식에 갈 때가 있는데 결혼식에 사람이 얼마나 오는지, 그 친구가 방문객들을 어떻게 맞이하는 지만 봐도 ‘이 친구는 잘되겠구나’하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구승회 부장은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 목소리톤에 대해서도 공부했다고 밝혔다. / 장련성 기자그는 인터뷰 중 걸려오는 전화에 누가 보지도 않는데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고 했다. 구 부장은 “남들과 통화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다른 고객들이 평가를 하기도 한다. 보이는 곳에서 잘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전화통화가 많은 직업이다 보니 신뢰감 있는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톤에 대한 공부도 했다”고 말했다. 또 “영업사원에게 고객은 몇백명이지만 고객에게 영업사원은 단 한 명 뿐”이라며 “차를 판매하고 나서 끝나는 관계가 아니라 궁금한 점을 언제든 물을 수 있도록 고객과 연결이 되려고 한다”고 했다.구 부장에게는 존경하는 몇 사람이 있다. 하는 일과 나이는 다르지만 사람을 소중하게 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는 “그 분들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생각을 실천한다”며 “청소하는 분, 발렛 파킹 직원, 커피를 가져다주는 직원에게 까지 친절하고 예의를 지키는 그 모습이 제 영업의 초석이 된 것 같다”고 했다.BMW라는 좋은 브랜드도 영업에 한 몫을 했다는 게 구 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BMW코리아가 딜러들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복지나 시상이 딜러들에게 큰 힘이 되고, 받은 만큼 고객들에게 나눠줄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며 “딜러를 아끼고 대우해주는 것도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제조사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