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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올해 첫 IPO(기업공개) 대어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 63조원이 넘는 돈이 몰리며 역대 공모주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지난해 공모주 열풍을 불러왔던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빅히트를 모두 뛰어넘는 기록이다.그러나 올해부터 시행된 균등배정 도입으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겼다.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터서 청약하는 소액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균등배정 제도에도 1주도 받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소액투자자도 최소 1주는 받을 수 있게끔 제도가 마련됐지만 청약자 수가 배정 물량을 넘어서면서 일부 증권사는 추첨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청약 최종 경쟁률은 335.36대 1로 집계됐다. 청약증거금은 63조6198억원으로 종전 최대치였던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를 가뿐히 넘어섰다. 지난해 첫 공모주 돌풍을 불러왔던 SK바이오팜(30조9899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건수는 239만8167건으로 카카오게임즈(41만8262건)의 5배 이상이었다. 청약수량은 19억5753만1119주를 기록했다.가장 높은 청약증거금이 모인 주관사는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으로 23조4662억원이 모였다. 경쟁률은 334.32대 1이다. NH투자증권의 개별 청약건수만 해도 64만6826건에 달했다.공동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16조2110억원으로 371.54대 1, 미래에셋대우는 13조6916억원으로 326.33대 1을 기록했다. 인수회사인 SK증권과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는 각각 3조4173억원, 4조2042억원, 2조7013억원이 모였다. 경쟁률은 각각 225.18 대1, 443.23대 1, 284.79 대 1에 달했다.━균등배정이라더니…'1주도 못 받는다?'━청약 투자자가 몰리며 증권사 청약 신청이 지연되기도 했다. 사진은 시스템 지연을 알리는 증권사 어플리케이션 안내문구. /사진=강민수 기자균등배정 제도 도입으로 올해 공모주 청약의 주요 변수는 증거금 규모가 아닌 청약계좌 수가 됐다. 일반청약자 배정 물량 가운데 50%는 청약자 전원에게 동일하게 나눠주는 균등배정 방식, 이를 제외한 수량은 청약증거금에 따라 나눠주는 비례배정 방식이다.주관사 및 인수회사 6곳의 최소 청약 단위는 10주로, 공모가(6만5000원) 기준 최소 청약금액은 65만원이다. 청약증거금은 청약금액의 50%인 만큼 실제 청약에 필요한 돈은 32만5000원이다. 32만5000원만으로 최소 1주는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인기 공모주 청약 당시 1억원을 넣어도 단 몇 주밖에 받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문턱이 대폭 낮아진 것이다. 이를 노린 소액투자자들이 참여 증권사마다 계좌를 트면서 청약자 수가 급증했다.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등 3곳의 1~2월 신규 계좌 개설건수는 138만2739건으로 파악됐다. 2020년 한 해 주식거래 활동계좌 증가건수(612만개)의 22.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균등배정에도 1주도 못 받는 투자자가 발생하는 일이 벌어졌다.대표적으로 최대 경쟁률(443.23대 1)을 기록한 삼성증권의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건수는 39만5290건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의 일반 청약 균등배정 물량(14만5928주)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삼성증권을 통해 청약한 투자자는 균등배정 물량에서는 약 3분의 1 확률로 1주를 받게 된다. 하나금융투자도 마찬가지다. 하나금융투자의 청약건수는 20만9594건으로, 균등배정물량(14만5928주)를 초과했다. 이들 증권사는 균등배정 물량인 일반청약 배정 물량의 50%를 모든 청약자에게 무작위 추첨 배정한 후 남은 50% 수량을 비례배정할 예정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동화된 전산 프로그램에 따라 무작위 랜덤 추첨방식을 진행할 것"이라며 "증권사별로 이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하게끔 돼있다"고 말했다.뜨거운 투자 열기에 청약 시스템이 지연을 겪는 일도 생겼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오전 10시 청약 개시 직후 투자자가 몰리며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청약 신청 시 "잠시 후 다시 청약에 참여해달라"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청약이 몰려서 청약신청 업무를 순차적으로 처리한 것"이라며 "다른 업무는 정상적으로 작동됐다"고 밝혔다. ━1주도 못 받는 투자자들 속출…"균등배정 의미 없다" 성토까지━일각에서는 청약투자자가 대거 몰리며 1주도 못 받는 투자자들이 속출하자 균등배정 제도 도입 의미가 크게 없어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추첨으로 인해 1주도 못 받는다면 사실상 이전과 똑같은 것 아니냐"며 "오히려 지점이나 IPO 업무 직원들의 일거리만 늘어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관사 PB(프라이빗뱅커)센터 관계자는 "사실 청약이 지점에 도움이 된다기보단 서비스 차원에서 하는 행위"라며 "제도 변경으로 신규 계좌를 개설하러 온 투자자들이 급증하다 보니 최근 들어 마냥 정신없이 바빴다"고 토로했다.투자자들도 오픈카톡방 등에서 "차라리 청약 취소하고 다른 주식 사는 게 더 의미있겠다", "결국 돈싸움으로 가는 것 같다", "1주라도 받으면 감사해야 할 판" 등의 반응을 보였다.또 다른 IB(투자은행) 관계자는 "IPO 자체가 획일적이지 않은데 (균등배정) 제도가 시행되다보니 이곳저곳에서 문제점이 나오는 것 같다"고 심경을 전했다.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부동산 투자는 [부릿지]▶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줄리아 투자노트<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